키리카리 - 잘 지내고 있나요? (2)
시간이 흘러 어느덧 방학식 날이 되었다.
전에 카리야에게 했던 말이 떠올라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답장은 보낸지 1분도 채 안되서 왔다.
그렇게 우리들의 여행은 정확히 3일뒤로 정해졌다.
학교에 도착하자 교문앞에 서 있는 카리야의 모습을 보았다.
아마 날 기다린 거겠지. 난 그에게로 다가갔다.
"카리야."
"키리노 선배!"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린건지 그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나는 카리야의 손을 잡아 내 주머니안에 넣었다.
그리고 최대한 그의 몸을 나에게 가까이 한 상태로 하여 교실까지 바래다 주었다.
카리야는 내게 고맙다고 인사한 후 안으로 들어갔다.
카리야가 자리에 앉은걸 보고난 후에야 교실로 왔다.
방학식 날이라 그런지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다.
아이들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폰을 만지면서 놀고 있었다.
나는 자리에 가방을 던져두고 신도에게로 갔다.
그는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여거서 뭐해?"
"왔어?"
"좀 늦었지?"
"왔으니 됬지 뭘~"
"벌써 3학년인가....?"
"세월 참 빠르지?"
"그러게.. 1학년일때가 엊그제 같은데..."
"다음 한해도 잘 부탁해, 키리노."
"아, 응...."
"왜그래?"
"아무것도 아냐."
방학식이 끝나고 난 후 교문앞에는 또다시 카리야가 있었다.
그는 날 보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우리 데이트 해요."
우리는 학교에서 나와 공원쪽으로 걸었다.
제법 쌀쌀해진 날시에 입김이 절로 나왔다.
사실 오늘 다른 약속이 잡혀 있었지만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카리야."
"왜요, 선배?"
"할 말이 있어."
"네? 자..잠깐, 키리노선배!"
나는 무작정 그를 데리고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데리고 갔다.
지금 이곳엔 나와 카리야 둘 뿐 이었다.
카리야는 두 볼을 붉게 물들인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나는 카리야 앞에 다가가 섰다.
'미안해, 카리야... 정말..'
"키리노..선배?"
"널 좋아해."
내 말에 그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그는 말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의 작은 두 손이 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잠시 정적이 돌았고 그는 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대답해 주었다.
"저도 선배를 좋아해요..."
나는 카리야에게 다가가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짧게 그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질끈 감긴 그의 두 눈이 매우 귀여웠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다.